한국전통간식

한국 전통 간식 유과로 만든 시리얼 바 실험기 – 전통의 바삭함을 현대의 에너지로 바꾸다

theblackbrother 2025. 8. 26. 22:33

나는 어릴 적 명절마다 과자상자에 빠지지 않고 들어 있던 유과를 떠올린다. 고소한 튀김 반죽이 바삭하게 부풀어 오른 뒤, 그 위에 꿀이나 조청을 바른 뒤 알록달록한 색깔의 쌀튀밥을 입힌 모양은 늘 화려해 보였다. 그러나 정작 유과를 즐겨 먹었던 기억은 많지 않다. 대부분은 그저 "옛날과자"라는 이름으로 제사상이나 혼례상 위에서 자리를 차지했을 뿐이다. 지금의 세대에게 유과는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간식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나는 바로 그 점에서 가능성을 보았다. ‘만약 이 전통 간식을 시리얼 바처럼 변형한다면 어떨까?’ 요즘 사람들은 아침을 간단히 에너지바나 시리얼 바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전통적인 유과의 바삭함을 현대적인 간편식 구조로 재조합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아이디어는 단순히 전통 간식을 재가공하는 것을 넘어, 전통을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할 수 있는 하나의 시도였다. 나는 이 가능성을 실험해 보기 위해 직접 ‘유과 시리얼 바’를 만들기로 했다.

 

한국전통간식 유과

 

한국 전통 간식 유과의 본질을 시리얼 바로 옮기기까지

유과를 시리얼 바로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재료의 성질을 이해해야 했다. 유과는 이미 기름에 튀겨져 바삭한 상태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쉽게 눅눅해지는 단점이 있다. 또한 표면에 묻은 조청이 끈적거려 다른 재료와 결합할 때 예기치 못한 문제를 만들기도 했다. 나는 우선 유과를 작은 조각으로 잘게 부순 뒤, 오븐에 한 번 더 구워 수분을 날려냈다. 이 과정을 통해 유과 특유의 가벼운 바삭함이 강화되었고, 시리얼처럼 고르게 부서져 다른 재료와 잘 섞일 수 있었다.

다음 단계는 ‘결합체’를 만드는 일이었다. 시리얼 바는 보통 시럽이나 꿀을 녹여 재료들을 단단히 붙이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하지만 나는 기존 유과의 단맛을 유지하면서도, 과하지 않게 고정할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꿀 대신 조청과 현미조청을 섞어 사용했다. 이 두 재료는 유과 본래의 전통적 풍미와 연결성을 갖추면서도 점성이 좋아, 시리얼 바 형태를 단단히 고정하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견과류와 말린 과일을 더해 영양적인 가치를 높였다. 결국 유과는 단순히 ‘달콤한 전통과자’가 아니라, 에너지바의 핵심적인 베이스로 변신할 수 있었다.

유과 시리얼 바가 보여준 새로운 식감과 맛

완성된 유과 시리얼 바를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나는 놀라움을 느꼈다. 기존의 에너지바가 주는 묵직함 대신, 입 안에서 가볍게 부서지며 퍼지는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유과 특유의 공기감 있는 구조 덕분에 씹는 동안 부담스럽지 않았고, 곁들여 넣은 아몬드와 건포도가 그 공백을 채우며 식감의 균형을 맞췄다. 단맛도 기존 유과보다는 한결 부드럽고 자연스러웠다. 조청의 은은한 달콤함은 입 안에 오래 남지 않고 깔끔하게 사라져, 여러 개를 연달아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이 실험을 지켜본 지인들은 "이건 더 이상 전통 과자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간식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 말 속에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했다. 전통은 단순히 ‘과거 그대로의 모습’을 지켜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경험을 창조할 때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유과 시리얼 바는 그 자체로 전통과 현대가 결합한 산물이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낯선 듯했지만, 막상 한 입 먹자 기존 에너지바보다 훨씬 재밌는 식감이라고 했다. 이런 반응은 전통 간식이 현대인의 생활 속으로 다시 들어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유과 시리얼 바가 던지는 문화적 확장성

나는 유과 시리얼 바를 만들면서 단순한 간식 이상의 가능성을 보았다. 전통 간식은 종종 ‘특별한 날에만 먹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이런 재해석을 통해 일상의 간식으로 자리를 넓힐 수 있다. 유과는 본래 제례 음식이자 의례적 간식으로 사용되었지만, 시리얼 바 형태로 변형되자 회사 사무실 책상 위에도, 학생들의 도시락에도, 심지어 운동 후 에너지 보충용으로도 적합한 간식이 되었다.

문화적으로도 이 변신은 의미가 깊다. 한국 전통 간식이 단순히 ‘옛것’으로 소비되지 않고, 현대적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새롭게 살아날 수 있다는 증거가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도 유과 시리얼 바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바삭함, 고소함, 천연 단맛은 이미 글로벌 트렌드와 맞닿아 있고, ‘전통을 기반으로 한 건강 간식’이라는 서사는 외국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는 이 작은 실험이 전통 간식을 지키는 또 다른 방식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것은 단순히 박물관 속에 보관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재해석하며 현재형으로 살아 숨 쉬게 하는 방식이다.

나는 유과 시리얼 바를 만들고 난 뒤, 단순히 새로운 간식을 하나 개발했다는 생각을 넘어 전통이 가진 사회적 의미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유과는 오랫동안 잔치와 제사 같은 특별한 자리에서만 등장하는 음식이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유과는 ‘비일상적인 상징’에 가까웠다. 그러나 시리얼 바라는 형태로 재구성된 순간, 유과는 더 이상 특별한 날에만 등장하는 상징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누구나 가방 속에 넣어 다닐 수 있는 간식이 되었고, 심지어 운동 후 단백질 음료와 함께 곁들이는 에너지 보충식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이 변신은 곧 전통이 가진 사회적 위치를 재배치하는 과정이었다.

나는 이 과정을 보며 전통 간식이 가진 잠재적 가치가 단순히 맛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느꼈다. 유과는 그 자체로 한국의 농경 문화와 제례 문화를 반영하는 상징적 음식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의례보다는 실용성과 편의성을 중시한다. 따라서 유과 시리얼 바는 전통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현대의 생활 방식에 적합한 실용성을 획득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하나의 레시피 변화가 아니라, 문화적 소비 패턴을 바꾸는 작은 혁명이었다.

해외 시장에서의 확장성도 무궁무진하다. 외국인들에게 유과는 낯설지만, 시리얼 바라는 형태는 이미 익숙하다. 즉, 포맷은 친숙하고 내용은 새롭기 때문에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특히 ‘전통을 기반으로 한 건강 간식’이라는 콘셉트는 현재 글로벌 푸드 트렌드와도 맞아떨어진다. 유과 시리얼 바가 단순히 한국 사람들의 추억 속 간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웰빙 간식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나는 이 실험을 통해 전통이 가진 확장성을 다시 확인했다. 전통은 결코 박제된 과거가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시대에 맞게 해석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현재가 된다. 유과 시리얼 바는 바로 그 가능성을 증명하는 구체적 사례였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달콤한 한 끼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전통이 현대와 만나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창조해내는 하나의 실험실이었다.